• 2023. 1. 20.

    by. 새우깽

    호평받은 실화바탕 엑소시즘 영화 

    이 영화는 1976년 구마의식 도중 사망한 독일 여성 아넬리제 미셸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52년 9월 21일 독일 라이프핑에서 태어난 그녀는 16세 때부터 뇌 이상을 진단을 받았고 그 이후부터 조현병과 같은 정신적 착란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미셸이 보이는 증상이 의학적 증상이 아닌 악령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오랜 기간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했음에도 별 차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가족들은 아놀드 렌츠 신부와 에른스트 알트 신부의 도움을 받아 미셸을 악령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구마의식을 진행했다. 이 퇴마의식은 10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 미셸의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고 그녀는 결국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하게 된다. 

     

    아넬리제는 살아생전 그녀가 한번도 배워본 적 없는 라틴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를 말했으며 자신이 루시퍼, 유다, 이스카리오트, 네로, 카인, 히틀러 등 여러 악마들에게 빙의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녀가 라틴어를 쓰며 자신이 악령임을 증언하는 목소리는(당시 녹음되었다) 유투브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사건의 기괴함 때문에 아넬리제의 이야기는 언론에 널리 보도되었고, 그녀의 증상이 의학적인 문제 때문이다, 악령에 의한 것이다 등 분분한 논쟁이 오가게 했다. 결국 법정에 선 아넬리제의 부모와 의식을 치른 사제들은 과실치사죄로 판결되었고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카톨릭 교회와 퇴마 지침 그리고 정신 질환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최초의 사건이 되었다. 아넬리제의 이야기는 정신병을 악령에 씐 것으로 오인하는 것의 위험성과 적절한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전환점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신 질환과 빙의를 신중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 

     

    영화의 줄거리

    이 영화는 '에밀리 로즈'라고 하는 여대생이 알 수 없는 존재로 인해 시달리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독실한 카톡릭 신자였던 그녀의 가족은 그녀가 악령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엑소시즘을 행하는 신부 무어(톰 윌킨슨)에게 도움을 구했으나 결국 에밀리는 의식 도중 사망하고 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의학적인 처치를 중단하고 구마의식을 행한 에밀리의 부모와 무어 신부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씌워지게 되고, 그의 가족과 신부는 이 일이 실제 악령에 의해 일어난 일임을 증명하기 위해 변호사 에린 브루너(로라 린니)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 에린은 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며 자신의 무신론적 신념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고 궁극적으로는 신부를 변호할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을 의학적인 처치를 하지 못한 그들이 잘못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단순한 엑소시즘 영화가 아니라 법정 드라마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2005년에 개봉한 영화로 제작비보다 훨씬 웃도는 흥행성적(제작비는 1,900만 달러, 수익은 4,400만 다러)을 내며 오컬트 영화 치고는 꽤 상업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례적 이게도 호러나 오컬트 영화치고 개봉하고 난 후 주말 예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특히 에밀리 로즈역을 맡은 제니퍼 카펜터와 에린 브루너 역을 맡은 로라 린니의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엑소시즘을 신앙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의료적인 처치 없이 시행된 사이비 의식으로 볼 것인가? 사이를 두고 벌어지는 법정 드라마형 오컬트 영화를 만들었다는데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관객을 몰입시킨다. 여태껏 뻔하게 귀결되는 오컬트물에 식상한 호러 마니아라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이 영화는 다른 성공적인 오컬트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는 준수한 흥행성적은 거뒀지만, 오컬트 영화의 명작이라 일컫어지는 <엑소시스트>, <오멘> 등과 같은 다른 고전 오컬트물과 비교했을 때는 덜 흥행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엑소시스트>는 1973년에 개봉해 역대 최고의 공포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7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지금도 보는 이의 손에 진땀을 빼게 할 정도로 그 기괴함과 음산함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표현된 영화다. 1976년에 개봉한 <오멘>은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비평가들에게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