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1. 26.

    by. 새우깽

    광대가 무서운 이유

    미국에서 광대는 한 때 어린이들이 생일파티나 서커스 공연에서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각종 재주를 부리며 웃음을 주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영화 <그것>에서 광대가 아이들을 잡아먹는 괴물로 묘사됐던 것처럼 광대는 광인 또는 살인마와 같이 소름끼치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광대에 대한 이미지가 이렇게 부정적으로 바뀐 데에는 '존 웨인 게이시'라는 1970년대에 악명을 떨친 살인범의 영향이 상당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인물이 나타난 이후로 대중들에게 '광대 공포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새겨졌고,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는 분장과 가면 뒤에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악에 대한 근원적인 두려움이 생기게 되었다. 이후 대중문화에서도 광대를 사악하고 위험한 인물로 묘사하는 등 이후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뤄지고 있다. 

     

    존 웨인 게이시는 누구인가?

    그는 1970년대에 악명을 떨린 미국의 연쇄 살인범으로 주로 어린이들의 생일파티나 자선 행사 등에서 종종 광대 분장을 하고 공연을 했기 때문에 킬러 광대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탁월한 사업수완을 지니고 있어 손을 대는 비즈니스마다 큰 사업적 성공을 거뒀다. 그가 살던 노우드에서 그는 매년 지역 여름 축제를 감독하기도 했고 도시경관조명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출되는 등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았다. 그가 이 지역에서 살며 체포되기 전까지의 4년 간의 기간동안 그는 매년 시카고에서 벌어지는 폴란드 제헌절 퍼레이드 리더로 추대대기까지 했다. 나중에 그는 지역 봉사 협회를 통해 광대 클럽에 가입하게 되고 이 곳에서 병원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 등의 일을 참여하면서 광대 메이크업을 하는 방법 등을 배우기 시작했다. 

    평소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적인 사업가이자 커뮤니티 리더로 촉망받던 게이시는 그의 권위와 지위를 이용해 사람들의 환심을 쉽게 살 수 있었다. 처음에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으나 나중에는 길가에서 만난 소년들을 납치하거나 일자리를 주겠다는 명목으로 유인하여 그의 집으로 수많은 소년들을 끌어들였다. 사회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년들을 타겟 삼아 그의 범죄에 뒷탈이 없도록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 결과 웨이시 는 총 33명의 어린 청년과 소년들을 살해했고 희생자 대부분은 그의 집 바닥이나 천장의 빈 공간에 묻었다. 웨이시는 1978년에 체포되며 그의 범죄에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납치한 소년은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로버트 피스트라는 소년이었는데, 이 소년은 '어떤 건설회사 사장이 일을 소개해주기로 했다'고 말하고 집을 나선 뒤 그 뒤로 연락이 두절됐다. 신고로 게이시는 수사 대상에 올랐는데 그가 수사 협조를 하지 않자 경찰이 가택 수색을 하면서 여러 증거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게이시는 자백을 하게 되고 추가 수색 끝에 그의 집에서 여러 구의 부패한 시신이 발결 되었다. 그는 1980년에 33건의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994년에 독극물 주사로 처형됐다. 게이시의 사건은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사건 중 하나로 여기지며 그가 저지른 기행과 광대 분장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큐멘터리 평

    '존 웨인 게이시 테이프'는 '존 웨인 게이시'를 조명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이다. 총 3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다큐멘터리는 그를 둘러싼 생생한 증언들이 보태져 당시 사건의 끔찍함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게이시가 사형수로 수감되어 있던 중에 그의 목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인상적인 점은 그가 이 녹화본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했고 사람들이 왜 자신을 오해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해명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일말의 자기 반성없이 자기 변명만을 늘어놓은 살인범의 육성은 정말 소름이 돋기까지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가 광대 분장 및 성공한 사업가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유인했다는데서 악을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장소에도 존재할 수 있고 선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킨다. 평소 범죄 실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감상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