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2. 8.

    by. 새우깽

    자식이 괴물이 되면 부모는 악마가 된다

    영화 <목포는 항구다>, <싱크홀> 등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감독 김지훈이 2017년에 제작하고 2022년에 개봉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자식의 학교폭력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하는 추악한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장편 영화다. 현재는 디즈니플러스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작가이자 고교 교사였던 하타사와 세이코가 쓴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래는 2018년 경에 개봉을 하려고 했으나 배우 오달수가 미투 논란으로 휩싸이면서 개봉이 연기되었고 2019년 초에야 오달수 배우의 공소시효 종료와 피해사실이 소명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 논란으로 개봉이 연기되다가 2022년이 되어서야 스크린에 서게 됐다. 

     

    영화 평점은 7.0(다음 기준)으로 학교폭력을 다루는 뻔한 스토리가 이어지나 했으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놀라게 했다. 자신의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자식의 허물을 감싸고 감추려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부모의 시선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영화를 보는 내내 분노를 감추지 못하게 한다. 다만, 요즘 들어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복수를 꿈꾼다는 스토리에 반해,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서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편에 서는 사람들을 너무 나약하게만 표현한 점이 아쉽기는 하다. 물론 이 영화 자체가 피해자의 시선보다는 자식의 허울을 가리기 급급한 부모이라는 인간 군상을 조명한 다는데서 <더 글로리>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줄거리 

    명문학교인 한음국제중에 다니던 김건우는 같은 반 친구의 이름 4명이 적힌 유서를 담임선생인 송정욱에게 남기고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다. 편지에 적힌 학생 4명은 병원 이사장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 손자 박규범, 한음 국제중학교 교사 정이든, 접견 저문 변호사강호창(설경구)의 아들 강한결이 적혀 있었고 이들은 김건우를 괴롭힌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다. 

     

    이 사건으로 이들 부모 4명은교장실로 소환이 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력, 권력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 건우의 편지를 받은 송정욱은 부모과 교장의 성화에 못 이겨 유서를 교장에게 넘기게 되고, 기간제교사에서 정교사로 승격시켜 주겠다는 이들의 회유에 마음이 혼란스럽다.

    한 편, 김건우가 사망을 하게 되면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해 가해자의 부모들은 거짓말을 동원하여 건우의 병실을 도윤재 부모가 이사장으로 있는 병원으로 옮기는 등 갖은 비열한 방법을 동원하면서 사건을 은폐하려 하지만 결국 김건우는 옮긴 병원에서 사망하고 만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담임교사 송정욱은 김건우 학생의 장례식장에서 건우가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는 것을 건우 어머니(문소리)에게 고백하게 되고 진실을 알게 된 건우 어머니는 이 사건을 재조사해달라고 경찰에 끊임없이 요구한다. 결국 이목이 집중된 가해자 4명은 경찰 조사를 받게 되고 가해자들 간의 연대로 똘똘 뭉쳤던 부모들은 같은 가해자 무리였던 강호창(설경구)의 아들 강한결을 가해자로 지목하며 그들을 내려치려고 한다. 강호창은 이들 부모의 배신에 치를 떨며 아들을 지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 

     

    영화 결말은?

    강호창은 변호사답게 나머지 3명의 가해자 부모가 돈으로 회유한 거짓증인의 목소리를 녹음해 법정해서 위증 사실을 밝히고 건우 또한 나머지 가해자들의 피해자였음을 증명해 낸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은 구속되고 된다. 일상으로 돌아온 강호창은 어느 날 차에 있던 드론을 보고 사실 김건우의 죽음으로 몰고 간 핵심적인 인물이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게 되지만 또다시 그는 다른 가해자 부모가 자식을 감싸고 돌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드론을 호수에 던져 버리고 아들의 잘못을 은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가해자에서 피해자 그리고 다시 가해자가 되는 부모의 얼굴을 보여주는 영화로 그 부모의 평소 인성이 어찌되었든 자식 앞에서는 장사 없는 징그럽도록 이기적인 부모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럴 때 부성, 모성이라는 것이 정말 비이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가 실제 교고 교사로 일하고 있던 작가가 쓴 연극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몰입도도 높고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교 폭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로 한 번쯤 보시기를 추천한다.